당일에 면접보고 당일에 쓰는 면접 후기.
면접은 1월 17일에 보았다. 결과는 모름.
(1/19일 떨어졌다. 진짜 어제부터 매시간 심장 아프고 머리 아팠다. 결과를 알려주지 않는다는 건 정말 잔인하다. 혹시? 하고 1분마다 기대하고 1시간마다 기대하다 시간이 누적될수록 기대는 절망으로 바뀐다. 그리고 그렇게 나의 하루는 끝난다. 속은 그렇게나 절망으로 뒤엉켜 쓰라리고 죽을 것 같은데, 시간은 하릴없이 흐르기만 한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시간은 그렇게 누구의 마음을 특별히 돌보지 않고 그렇게 흐른다.)
합격하길 바라며, 또 면접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여 아직 기억이 비교적 싱싱한 뇌일 때 쓴다.
(1/19일에 결과를 아는 내가 과거의 나를 보니 짠하네. 다음을 노려야지. 아, 참. 이 지점은 서류 내면 웬만하면 면접을 본다고 했다. 고로 서류 통과는 적부로 시키는 곳들이 있으니 서류 통과했다고 너무 안심하지 말자! 그리고 면접 때 아주 친절하게 이것저것 물어봐도 떨어질 수 있으니 절대 기대는 금물.)
내가 올리브영 알바를 지원한 이유
올리브영이기 때문이다. 명성은 달리 부연설명 보태지 않아도 사람들이 알아본다. 내게 올리브영이란 딱 그런 곳이었다. 국내 최대, 최고의 H&B 스토어. 가장 높은 위치에 있지만 앞으로 더 발돋움할 회사. 그렇기에 이곳에 지원했다.
올리브영 면접 준비 시간
오후 4시 반에 면접이었는데 그 전날부터 오늘까지를 모두 썼다. 질문이 뭐가 나올지 몰라서 예상 질문 다 정리하고 몇 시간을 연습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연습은 빛을 발하지 못했다.
올리브영 면접 질문
일하고 계신 메이트 혹은 직원 분께 면접 보러 왔다고 말씀하니 점장님을 바로 연결해주셨다. 점장님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정말 여리여리하신 분이었다. 올리브영이 물류가 힘들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일하다 다치시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되지만 1초 만에 새겨진 점장님의 이미지는 정말 '사슴' 같은 분이었기에 그랬다.
점장님은 1층 스태프실에서 무언가 서류를 들고 오시느라 나는 매장 안에서 대기했다. 이력서를 뽑아오셨다. 내가 지원한 매장은 2층짜리 매장이었기에 2층 스태프실에서 면접을 보았다. 여러 상품들이 공간 안에 꽉 채워져 있었고 나는 작은 책상과 의자에서 면접을 보았다.
셀링도 열심히 준비해갔었는데, 면접은 생각보다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 집과의 거리가 어떻게 되는지? (매우 가깝다고 함. 실제로 8분 컷.)
- 되게 특이하다. 왜 올리브영에 지원하게 되었는지? (2021 올리브영어워즈앤페스타를 통해 올리브영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씀드렸다.)
- 올리브영 쪽으로 진로를 가지게 된 이유는? (원래 이것저것 뷰티 관련 활동을 했고 점점 관심사를 좁힐 수 있었다고 말씀드렸다. 특히 새로운 신제품들을 계속 접할 수 있어 꼭 일하고 싶다고.)
- 올리브영 제품들은 이미 많이 알고 있을 것 같아서 셀링은 따로 시키지 않겠다. (ㅠㅠ.. 연습 많이 해가서 아쉬웠다.)
- 평일 교육 괜찮은지? 주말에 바로 투입되기 위해 평일에 교육이 들어갈 수 있다. (당연히 괜찮다고 말씀드렸다.)
정말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정말 다르게 흘러갔다. 아무래도 휴학생이 아니다 보니 중간에 이탈할까 봐 걱정하시는 것 같았다. 그리고 학교와 나이 때문에 '왜 여기 지원해? 공부해야 되지 않니?'라는 식으로 질문을 하셨다. 능력도 없고 할 일도 없이 올리브영에 지원하는 사람처럼 보였을까? 나는 올리브영도 꿈 중 하나로 두고 있고 실무를 병행하면서 배우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씀드렸다. 지금에서야 드는 생각인데, 이게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씀드릴걸. 실제로 올리브영에 일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더 두근거리고 엄청 하고 싶어 졌는데 말이다.
(내가 사랑하는 세상을 알아가는 게 공부라고 생각한다. 내가 사랑하고 사랑해왔던 건 뷰티&헬스이기 때문에 더 알아가고 싶었다. 이 때 내가 쌓아 온 역량을 발휘하면서 성장하고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곳이 올리브영이라 생각했기에 지원하게 되었다고 말하자.)
전반적으로 점장님이 '나이도 많고 학년도 높고 공부도 해야 할 사람이 왜...?'라는 시그널을 보내신 것 같다. 그래서 위축되었다. 정말 친절하고 상냥하게 눈웃음 많이 지으면서 면접에 임하려고 했는데 실패했다. 게다가 나는 올리브영 MD나 상품기획 쪽 진로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이 발언이 마이너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입사 시 도움을 얻기 위해 올리브영 MATE를 활용하려는 사람으로만 보였을까? 하지만 나는 실제 오프라인이 돌아가는 시스템을 알고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 돈을 벌기보다 정말 올리브영 자체를 알고 싶었는데.
(뷰티 쪽에 평생을 함께 하고 싶다고 말하기. 구체적으로 올리브영이나 CJ를 지원한다고 말하면 마치 올리브영 MATE를 스펙 쌓기 위해 이용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절대 그런 뉘앙스 주지 않도록, 뷰티 쪽에 평생 일하고 싶다는 걸로 뭉뚱그려 말하자.)
또한 업무에 대해서는 이미 블로그나 유튜브를 통해 단련되었다고 말씀드렸는데 말실수였다. 우선 마음의 준비를 했다는 말을 단련되었다고 잘못 표현했고 블로그나 유튜브에 올라가는 정보들을 가맹점의 케이스인 경우가 많아 실제 업무와는 다를 수도 있다고 했다. '이런 것까지 한다고?' 싶은 것들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하셨다. 여기서 깨달았다. 아, 망했다. 괜히 아는 척해가지고...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말 꺼낸 게, 참 돌이킬 수 없는 일이란 걸 알면서 아쉬웠다.
(너무 일하고 싶어서 블로그나 유튜브를 찾아보았다. 하지만 브이로그가 모든 업무를 담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더 직접 일하면서 빠릿빠릿하게 배워서 도움을 드리고 싶다. 정말 잘하겠다. A부터 Z까지 배우고 도움을 드리고 싶어 지원했기에 열정적으로 배우고 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씀드리기.)
게다가 내가 몸 쓰는 것도 잘할 수 있다고, 체력 열심히 길러놨다고 말씀드렸는데 미들이나 마감은 생각보다 몸 쓰는 일이 없을 거라고 하셨다. 이것도 괜히 말했다 싶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어찌 번데기 앞에서 주름을 잡으려고 했단 말인가. 나의 의도야 당연히, 여기에 오기 위해 이렇게 조사하고 알아봤고 마음의 준비를 했고 기꺼이 일하여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라는 것이었으나 점장님께 그렇게 다가갔을지는 모르겠다.
몇 번 실언을 했다고 생각하니 웃음은 사라지고 경직되었다. 최대한 고개를 끄덕이고 눈을 마주치긴 했는데 미소를 잃었다. 최대한 눈웃음을 주려고 했는데 원래 사람과 대화하면 눈을 똑바로 마주하고 되게 집중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주는 데 몰입하는 편이라 눈웃음 짓는 걸 깜빡하곤 한다. 앞으로 사회생활할 때 눈웃음 짓는 것도 연습해야겠다.
(눈웃음 너무 중요! 마스크로 인해 미소를 볼 수 없으니 눈웃음 짓기. 목소리 일부러 더 크게, 밝게, 행복을 전할 수 있도록. 의지 가득, 열정 가득, 애정 가득! 항상 밝고 씩씩하게 말하기.)
자, 그래서 결론이 뭐냐고?
너무나도 아쉬운 면접이었다는 것이다. 다른 면접자들은 반드시 다음의 점들을 유의하여 반면교사 삼아 훌륭한 면접을 보길 바란다.
<이번 면접의 아쉬운 점>
1) 나이도 많고 학년도 높아서 공부해야 하는 시기에 지원했는데 이를 잘 소명하지 못한 점
2) 유튜브나 블로그를 통해 어떤 업무를 하는지 알아봤다고 말씀드렸으나 이는 가맹점일 확률이 높고 직영점인 경우 생각과 훨씬 다를 수 있는데 어설프게 알아보고 말을 한 점.
3) 미들이나 마감의 업무에서는 주된 업무가 다를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체력을 어필하고 싶어 몸 쓰는 것도 자신 있다고 말을 덧붙인 점. 괜히 업무 이해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 것 같다.
4) 실언했다는 생각에 미소를 유지하지 못하고 경직된 상태로 본 점.
올리브영은 정말 애정하고 사랑하는 브랜드다.
꼭 함께하고 싶어 열심히 알아가고 많은 준비를 해갔는데, 나는 왜 면접만 보면 뚝딱이가 될까. 망치가 따로 필요 없다. 뚝딱뚝딱 거리는 내가 망치 그 자체다. 말하는 망치... 마음속 진심을 세상으로 전달하는 연습을 좀 더 해야 될 것 같다. 면접 경험이 이젠 10번 가까이 되는 것 같은데 언제 리드하는 면접자가 될까.
결과는 늦어도 이틀 내로 알려준다고 한다.
애정 하는 올리브영의 애정하는 지점이기 때문에 꼭 함께 하고 싶다.
서툴지만 진심이었던 마음이 닿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다른 올리브영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기쁨이 함께하길.
+1/19추가.
올리브영 다른 곳에 지원 서류를 많이 넣었다. 열람한 지 2분도 되지 않아 한 곳에서 면접 보라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내일 2시에 면접을 보러 간다. 뽑는 인원이 단 한 명이라 경쟁률은 아주 치열해 보인다. 최대한 밝은 목소리, 눈웃음, 리액션, 당당함, 함께 일하고 싶은 그런 긍정적인 모습을 장착해야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나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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